《무지개 도시》는 2020, 2021 2년간 성남 공공예술창작소에 입주한 박종호, 박선영 2인 작가가 팀으로 협업하여 재개발 중인 도시의 이야기를 기록한 드로잉 아카이브 프로젝트이다.
이번 전시는 “미래에 내가 살고 싶은 집 이라는 주제로 진행한 《이미진 홈》 워크숍 결과물을 선보인다. 성남의 원도심에 거주하는 12명의 초등학생 아이들을 대상으로 아이들은 '함께 살고 싶은 꿈의 가족' 과 '집' 을 상상하여 그려보았다. 과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가족을 이루는 방식, 그리고 가족과 주거의 문제를 시각화한 현대 미술가들의 작품을 보고 아이들의 상상력을 끌어내는 방식으로 워크숍을 진행하였다. 2030년까지 재개발이 계획된 이곳 성남에서 아이들이 그려본 상상의 집들이 새로운 거주 형태 의 가능성과 도시의 모습을 변화시키는 씨앗이 되었으면 한다.
박종호
2021.Oct
그가 고향에 관한 그림을 그려야겠다고 생각한 건 4년 전이다. 그때 그의 집 앞 동네가 재건축되며 부서져 버리는 것을 보았다고 말한다. 성남은 그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었다. 공사가 진행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풍경을 직접 눈으로 보고 충격 받았다고 한다. 핸드폰 카메라로 찍으면서도 그는 사진으로 다 담을 수 없는 뭔가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개인적으로 기록할 것이 아니라 기억 속의 풍경을 그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잃어버린 마을’을 그릴 때도 그랬다. 제주에 처음 방문했었던 그는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며 사진을 찍고 다녔다. 그러다 지금의 관광명소가 4.3때 불에 타서 사라졌던 마을 터라는 것을 알고 장소들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는 유적지를 찾아가서 보고, 원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작업실로 돌아와 떠오르는 감정을 흑백의 풍경화로 그렸다. 그는 나에게 그 당시 작업할 때와 비슷한 방법으로 재개발로 사라진 기억 속의 동네를 그리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박종호 작가와 나는 팀을 만들어 신흥 공공예술 창작소에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무지개 도시 프로젝트는 재개발로 사라진 기억 속의 동네 모습을 복원하고, 기록하며, 미래의 마을 형태를 공공의 영역에서 그려내 보고자 시도한다. ‘과거의 성남’을 드로잉으로 그리기, 성남의 모습을 카메라로 기록하여 아카이브 하는 것, 수정구의 어린 아이들과 ‘이미진 홈’ 이란 주제로 살고 싶은 집을 열린 미술 교육 형태로 상상해 보는 것이다. 올해는 성남재개발 이슈를 1980년생 전후의 원주민들의 기억의 영역에서 드로잉과 아카이브로 풀어보았다. 박종호 작가는 성남 출신으로 재개발로 이미 사라지거나 사라질 예정에 있는 기억 속 고향을 그리는데, 주민 6인을 인터뷰하고 이야기를 수집하여 그것을 토대로 성남의 과거를 상상하여 목탄과 연필로 드로잉 하였다. 나는 사라져가는 구시가지의 풍경을 기록하며 프로젝트의 리서치, 협업 진행 과정을 영상, 텍스트, 이미지, 드로잉 등 다각도로 수집하고 시각화 했다.
올해는 코로나가 극심하여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하기가 쉽지 않았다. 주민들이 전시를 관람하지 못할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자연히 들게 되었고, 이에 대응하여 온라인 아카이브 외에도 ‘무지개 도시’ 프로젝트 내용을 담은 잡지 ‘포롱’을 준비하게 되었다.
Park Xun
2020.Nov
박종호(1978-)는 경기도 성남에서 태어나 세종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하였다. 그는 삶 속에서 망각하게 되는 개인의 존재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서 사라지는 개인의 기억, 주변 풍경을 물감을 얇게 펴바르며 건조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해 기록한다. 최근에는 제주에서 경험한 4.3유적지 난개발과 본인의 고향 성남의 재개발 등을 목탄 드로잉, 아크릴화로 기록한다. 갤러리밈, 성남큐브미술관 등에서 일곱 번의 개인전을 하였고, OCI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 아르코미술관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성남은 늘 떠나고 싶던 곳이었다.
서울과 가까이 있지만 어딘지 소외된 곳이었다.
이런 기억으로 남아있는 고향으로 다시 돌아와 떠나고 싶던 불안 그리고 떠나지 못한 애착의 흔적들을 기록하고자 한다. "
박선영은 페인팅을 주 매체로 삼으며, 예술교육과 커뮤니티 프로젝트를 작업의 중요한 부분으로 삼아왔다. 그녀는 환경, 젠더, 문화충돌, 재개발과 같은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가져왔으며, 다른 작가나 소규모 커뮤니티와 협업하여 작품을 만들어왔다. 최근 2년간은 성남재개발에 대한 원주 민 인터뷰 리서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내가 꿈꾸는 집’ 워크숍을 진행하였다. 또한 4.3을 주제로 4차례 전시를 기획하였다. Show&Tell에서 <동백꽃 피다>(2019), 복합문화공간 소네마 리에서<섬의 얼굴>(2019), 아트스페이스C 에서<100 마이너스 30>(2018), 이중섭 미술관에서 <섬의 얼굴1> (2018)을 기획하였다. 4.3평화기념관<섬의 노래>(2019), 4.3미술제<경 야>(2019), 제주비엔날레 <투어리즘>(2018)에 참여하였으며, 2014~2015년에는 볼티모어에 있 는 노숙인을 위한 비영리 집단 Project Plase 에서‘집과 집 없음’(Home and Homeless)을 주 제로 2차례의 전시에 참여하였고, 2015년 볼티모어의 한인 타운에 소재한 서울떡집 (Seoul rice cake)에서‘이민’을 주제로 주민과 협업하여 만든 작품을 전시한 바 있다.
민트장롱은 현재 그래픽 디자이너 및 타이포그래피 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다. 2020 <무지개도시> 팀 프로젝트의 로고, 포스터, 매거진, 인터뷰 텍스트 Editorial Design을 진행하였다.
( mintjanglong@gmail.com )